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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한 잔 사는 것도 ‘도전’…“87세 할머니도 배우는 게 즐거워”(경향신문/2026.6.23.)

  • SSDA사무국
  • 2026.06.24
분류 외부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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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서울 성북구 길음동의 한 카페. 문을 열자 키오스크 한 대가 손님을 맞았다. ‘먹고 가기’ 버튼을 누르고,

수십 가지 메뉴 가운데 키위딸기스무디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찾아 장바구니에 담은 뒤 카드 결제를 마쳤다.

흔한 커피 주문 같지만 누군가에겐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키오스크 앞에 선 이는 백발의 윤진일씨(85)였다.

 

몇달 전만 해도 이 같은 모습은 상상하기 힘들었다고 한다.

윤씨는 스마트폰을 쓰면서도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거나 키오스크로 주문하는 데는 자신이 없었다.

집 앞 무인가게에서 과자 한 봉지를 사는 일도 벽처럼 느껴졌다.

지금도 화면을 한참 들여다보며 천천히 손가락을 움직이지만, 결국 스스로 주문을 해낸다.

 

“아파서 병원에 5년 있었는데, 나와 보니까 아무것도 모르겠더라고요.

그런데 요즘은 ‘이런 것도 있구나’ 하나씩 알아가는 게 도움도 되고 좋습니다.”

 

윤씨가 자신감을 얻게 된 건 에스원을 비롯해 삼성 9개 계열사가 운영하는

‘희망이음-삼성 시니어 디지털 아카데미(SSDA)’에 참여하면서다.

평소 노인돌봄 서비스를 제공해온 생활지원사가 ‘디지털 튜터’로 나서 일대일 방문교육을 진행한다.

 

교육은 일대일 맞춤형 교육 9회와 현장에서 진행하는 디지털 실습활동 3회로 구성된다.

생활 속에서 디지털 기기를 두려움 없이 다룰 수 있도록 돕는 게 목표다.

 

일대일 교육에서는 시니어 친화형 교육용 앱이 설치된 태블릿PC 갤럭시탭을 활용해 실전과 비슷한 환경에서 다양한 기능을 익힌다.

스마트폰 기본 기능부터 스팸 전화·문자 차단,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이용, 택시앱 호출,

카페·식당 키오스크 주문, 마트 무인결제 등을 연습한다.

9차례 방문교육을 마친 뒤에는 카페와 식당, 마트를 찾아 현장에서 직접 체험에 나선다.

윤씨는 에스원과 서울시가 함께 운영하는 ‘SSDA 서울(동대문) 체험센터’를 방문해 각종 디지털 기기를 직접 만져보기도 했다.

 

 

 

윤씨의 생활지원사인 김영숙씨는 튜터 양성 과정을 거쳐 시니어 디지털 전문 튜터로 활동하고 있다.

김씨는 “어르신들이 디지털 교육에 대한 열망은 큰데, 대다수 프로그램이 단체로 진행돼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다”며

“일대일 교육을 통해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세심하게 알려드릴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김씨는 “교육을 하다 보면 ‘왜 이제야 알려주냐’고들 하신다”며 “차근차근 배워가시는 모습을 볼 때면 뿌듯하다”고 했다.

 

일대일 교육과 실전 체험이 끝나면 자신이 배운 것을 주변에 나누는 ‘디지털 재능나눔’ 봉사활동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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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씨는 중식당에서 친구에게 테이블오더 사용법을 알려줄 계획이다.

윤씨는 “모르는 걸 알려고 하는 게 죄는 아니잖나”라며 “배우면 금방 잊어먹긴 해도 아주 모르는 것보다 낫다.

조금씩 배우고 나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웃동네에 사는 교육생 허수자씨(87)는 튜터에게 집 근처 무인카페를 가보자고 제안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사람이 상주하지 않는 무인카페가 문을 연 지 2년이 넘었지만 그동안은 가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허씨는 이날 그곳에서 무인기기를 통해 따뜻한 헤이즐넛 라떼를 직접 주문해 마셨다.

기기로 주문을 받는 식당에도 가볼 생각이다. 허씨는 “한 번이라도 해본 것과 그러지 않은 건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더운 날 무인가게에서 시원하게 아이스크림 하나 먹고 싶어도 결제 방법을 모르니까 그냥 지나쳤죠.

선생님한테 배워서 해보니까 어렵지 않더라고요. 1939년생 할머니도 배우는 게 재미있습니다.”

 

허씨의 튜터이자 활동지원사인 최영성씨는 “처음에는 제가 주로 어떤 버튼을 누르라고 말씀드렸다면,

이제는 어머니가 ‘내가 하겠다’며 적극적으로 나서고 궁금한 점도 많이 물어보신다”고 말했다.

 

최씨는 “어르신들께 맞춤형 디지털 교육이 도움이 된다는 걸 현장에서 크게 느낀다”고 했다.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71.8%로,

전년보다 0.4%포인트 높아졌다. 갈수록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고령층이 늘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키오스크나 무인기기 앞에서 망설이는 이들이 적지 않다.

 

SSDA는 지난해까지 서울·인천·경기·호남 4개 지역에서 어르신 800명에게 시니어 디지털 교육을 했다.

올해는 부산 지역까지 확대해 500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어르신을 일대일로 교육하는 디지털 튜터도 기존 400명에 더해 올해 250명을 추가로 양성했다.

 

에스원은 서울·경기에 상설 체험센터 3곳, 호남·부산에 팝업 체험센터 2곳을 운영 중이다.

이곳에선 키오스크 주문, ATM 사용, 기차표 예매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디지털 기기를 체험할 수 있다.

또한 어르신들 걱정이 많은 보이스피싱 예방교육도 함께 진행한다.

 

에스원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의 혜택을 시니어를 포함한 모든 세대가 함께 누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육 목적”이라며

“앞으로도 시니어들이 디지털 환경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실질적인 교육 기회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기사원문]

https://www.khan.co.kr/article/202606232051005